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K's Bucket List/영화 1000편

[죽꼭영 3/1001] 러브 어페어 (An Affair To Remember, 1957), 솔직히 짜증났던 영화

by 잘노는케이 2020. 9. 27.

[죽꼭영 3/1001] 
러브 어페어 (An Affair To Remember, 1957)

 

보는 내내 꺼버릴까 고민했던 영화. 

죽꼭영에 속한다는건 뭔가 그래도 어떠한 면에서는 볼만한 가치가 있는 영화라는 건데, 설정 자체가 짜증나서 다른 건 눈에 잘 안들어오고 끝까지 보는 것도 진짜 고역이었다. 

 

세기의 바람둥이 니키 퍼란티와 아름아둔 여인 테리 맥케이는 뉴욕으로 가는 배 위에서 우연히 만난다. 그리고 사랑에 빠지게 된다. 그런데 이 둘에게는 이미 약혼한 사람이 있다. (줄거리를 친절하고 상세하게 쓸 기분도 안들어서 세 줄로 생략.) 여기서부터 이미 나에겐 끝난 이야기이다. 

 

네이버 백과에 다음과 같은 소개가 나온다. 

 

“당신이 그림을 그릴 수 있다면 나도 다시 걸을 수 있어요!” 캐리 그랜트와 데보라 커가 「러브 어페어」에서 보여주었던 가시밭길 사랑은 오랫동안 무한한 사랑을 받아왔다. 

 

'가시밭길 사랑'? 그래 가시밭길 사랑은 가시밭길 사랑이지. 본인들이 선택한, 게다가 죄 없는 두 사람을 가시밭길에 쳐 박아놓으면서 스스로 선택한 가시밭길. 그 둘의 아슬아슬한 사랑을 로맨틱하게 표현하긴 했지만 그걸 보는 나는 솔직히 구역질만 났다. (좀 더 고상한 표현을 써야하는데... 그럴 기분이 안든다.) 

 

사람도 변하고, 사랑도 변한다. 그래서 다른 사람이 눈에 들어올 수도 있다. 사람 마음은 진짜 어쩔 수 없을 수도 있다(이것도 한 80%만 동의한다). 하지만 그 다른 사람이 눈에 들어왔을 때 어떤 노력을 기울이느냐, 그리고 결국 그 사람에게 가기로 결정했을 때 지금까지 함께해 왔던 사람과 어떻게 마무리를 짓느냐는 적어도 본인이 선택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. 그런데, 짐승도 아니고 그냥 본인 욕정가는대로 지금까지 자신을 가장 사랑하고 믿어주고 아껴주었던 사람을 속이면서 상대를 만나기 시작한다? 그건 어쩔수 없는 선택이 아니고 그냥 본인이 한 쓰레기 같은 선택일 뿐이다. 

 

뉴욕에 도착한 항구에서 아무것도 모르고 자신을 반갑게 맞이하는 약혼자, 약혼녀를 두고 서로 눈빛 교환하는 장면에서는 혈압 올라서 뒷목잡고 쓰러질 뻔 했다. 둘은 자신들의 사랑이 세기의 사랑인 것 처럼 슬퍼하고, 애절하지만 전혀 공감해줄 수 없었고, 공감해주기도 싫었다. 

 

이 영화에 나온 두 피해자 니키와 테리의 약혼자, 약혼녀는 완전 쿨하다. 바람피는 것들이 원하는 상대의 모습이겠지. 근데 현실은? 정말 저렇게 쿨할 수 있는 사람들이 얼마나 될까?

 

정말 사랑했던 사람에게 바람환승 이별을 당한 적이 있다. 그 이후 2년은 폐인이었고, 거의 3년째인 지금도 트라우마가 남아있다. 나는 지금도 사람을 잘 믿지 못한다. 오래 만난 사랑하는 연인에게 그런 경험을 당한 친구들은 모두 그 때의 아픔을 기억하고 말한다. 상대의 눈물 위에 꽃 피우는 사랑? 가시밭길이 아니라 지옥불길이 되기를 바란다.  

 

 

 

그리고 이 대사. 무슨 개 뼈따귀 같은 소리야...

옆에 누가있든  없은, 올바르게 살아야하는 거다. 

 

다른 사람에게, 그 중 자신을 가장 사랑하고 신뢰하고 있는 사람에게 상처를 주는 모든 사람들이 언젠가는 이 대사 처럼 대가를 치뤘으면 좋겠다. 

 

영화보고 너무 짜증나서 후기에 좀 격한 표현이 많이 들어갔다. 다음 영화는 힐링이 되는 영화이기를 바라며 이만 '죽꼭영1001보기 프로젝트' 세 번째 영화 러브 어페어 (An Affair To Remember, 1957)에 대한 후기를 마친다. 

 

 

 

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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